이 모든 이야기는 빅뱅에서 시작합니다. 음, 너무 길군요. 지구는 45억 년 전에 탄생했습니다. 그래도 길죠? 중세 시대로 가봅시다. 영국 사람들은 땔감이 바닥나자 석탄을 때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땅 위의 석탄이 동나자 땅속을 파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갱도에 물이 찬다는 겁니다. 뉴커먼이 발명한 증기 펌프로 물을 퍼낼 수 있게 되자 광부들은 계속 파들어갔습니다. 와트가 증기 기관을 실용화하자 산업 혁명의 조건이 모두 갖추어집니다. 화석 연료와 이 연료를 이용할 방법을 얻은 것입니다. 브레이크가 풀린 것입니다. 석탄을 나르려고 궤도를 발명했는데 여기에 증기 기관이 결합하자 철도가 탄생합니다. 패러데이는 최초로 전기 모터를 발명합니다. 테슬라는 교류 전기의 원리를 발견합니다. 곧 석탄을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화력 발전이 시작됩니다. 한편 드레이크는 펜실베이니아에 최초의 유정을 뚫습니다. 다임러는 석유로 가는 자동차를 만듭니다. 콜타르와 석유를 화학 산업과 제약 산업에 이용하자 수명이 길어지고 인구가 증가합니다. 라이트 형제는 석유를 연료로 하늘을 날기 시작합니다. 하버와 보슈는 화석 연료로 비료를 만듭니다. 비료와 석유 동력 트랙터 덕에 식량 생산이 증가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은 화석 연료를 쓴 최초의 전쟁이며, 제2차 세계대전은 유도탄과 핵폭탄을 씁니다. 그 사이에 일어난 대공황의 한 가지 이유는 과잉 생산이었습니다. 동력을 쓰는 조립 라인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제품을 만들어냅니다. 광고업계에서는 물건을 팔아치우려고 소비주의를 부추깁니다. 1950년대에는 텔레비전을 이용하여 아이들을 소비자로 길들입니다. 70년대에 석유 파동이 일어나자 모든 것이 석유에 의존한다는 사실에 다들 충격을 받습니다. 에너지 위기를 겪으며 환경 운동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유가가 하락하자 다들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잊습니다. 시장 경제와 계획 경제의 대결에서 시장이 승리합니다. 악당 소련 제국이여 안녕! 정치인들은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합니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시장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눈독 들입니다. 누구나 휴대폰을 가지게 되었지만 석유 생산이 한계에 이릅니다. 중국은 전 세계 석탄의 절반을 소비하며 수출품을 생산합니다. 하지만 성장에 필요한 석탄과 석유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곳곳에서 환경 문제가 생깁니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여 기온이 높아지고 홍수와 가뭄, 해양 산성화가 일어납니다. 산업적 농업 때문에 해마다 표토 250억 톤이 유실됩니다. 오래된 숲이 사라지고 정상적인 속도의 1000배로 동식물이 멸종합니다. 민물은 감소하거나 오염됩니다. 땅속 석유가 바닥나자 바닷속에 유정을 뚫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만에서 심해 유정이 폭발하여 바다가 오염됩니다. 제조업은 노동력이 싼 곳으로 이동하여 그 나라를 오염시킵니다. 한편 미국은 금융 부문이 경제의 40퍼센트를 차지하는 카지노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월 스트리트의 과다 차입으로 은행이 도산하고 실업률이 치솟고 신용이 증발합니다. 경제는 붕괴 일보직전입니다. 200년 만에 이토록 달라지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고작 세 세대 만에 산업 혁명의 여명에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이제 어디로 가는 걸까요? 인구 증가를 지탱할 수는 없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에 계속 쏟아낼 수는 없습니다. 표토를 계속 깎을 수는 없습니다. 인구와 소비 증가를 지탱할 수는 없습니다. 고갈되는 화석 연료에 경제를 의존할 수 없습니다. 돈을 더 찍어내어 부채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껏 신나게 달렸지만 이제 막다른 길입니다. 지금이 세상의 종말은 아니지만 4가지를 당장 해야 합니다. 1. 화석 연료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2. 우리가 알던 경제 성장의 종말에 적응해야 합니다. 3. 70억 인구를 먹여 살리고 인구 증가를 안정시켜야 합니다. 4. 파괴된 환경을 복원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자원이 재생되는 속도에 맞춰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럴 수 있나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대안 에너지원은 중요하지만 짧은 기간에 화석 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송전 시설, 농업 시설 등의 사회 기반은 석유, 석탄, 천연가스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에너지원을 바꾸려면 도시를 다시 설계하고 제조 공정과 의료 체계 등을 다 바꿔야 합니다. 문화적 가치도 재검토해야 합니다. 지구적 문제는 따로따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완전히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달라진 산업 환경에 대비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복원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충격을 흡수하고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손 놓고 있어도 탄소 이후의 세상은 찾아올 것입니다. 암울한 세상일 테지만죠. 하지만 전환을 대비하고 계획하면 건강하고 창의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튼튼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수많은 생명체가 어우러진 생태계를 지킬 수 있습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문제를 파악하고 참여하십시오.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